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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안학섭-백년 만의 햇빛 -김선명 안학섭 한장호 세 장기수 출옥하던 날-이기형
   안학섭

백년 만의 햇빛

-김선명 안학섭 한장호 세 장기수 출옥하던 날

 

1995815

아침 아홉 시 대전교도소 정문 앞

김선명(45-세계 최장기수)

안학섭(43)

한장호(39)

불굴의 현대사 얼굴이 옥문 밖에 나타났다

사진기자들의 플래시가 일제히 터졌다

먼저 나온 동지들이 꽃다발을 걸어주고

포옹하고 악수하고 감격의 봇물이 터졌다

세 사람 모두 오랜 유폐인답지 않게

눈이 빛났다 늠름했다 의젓했다

혁명적 낭만주의란 저런 걸까

, 백년만의 햇빛 눈물 눈물

무슨 말이 필요할까 보냐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답한다

 

"오직 통일의 희망으로 살아남았지요. 저 안에는 아직도 많은 동지들이 갇혀 있습니다. 먼저 나와서 가 슴이 아픕니다."(안학섭)

 

"죽을 각오로 옥살이를 시작했지요. 남북 분단 50년이라니이게 어디 말이나 될 법합니까? 우리나라는 어쩌다가 이 꼴이 됐지요?전향테러 때 두 사람이 맞아 죽을 적에 제일 슬펐습니다. 통일 염원의 대가는 너무나도 비참했지요"(김선명)

 

인권 무인지경 처절한 독방에서

어쩌면 저렇듯 흔들림 없이

외로움을 딛고 용케도 살아 나왔을까

인간 승리 인권 승리의 화신

의인이 따로 있을까 영걸이 따로 있을까

(1995. 8)

 

 

- 이기형 시집 <봄은 왜 오지 않는가>(삶이 보이는 창)

작성 : repatriation / 2025-08-21 01:4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