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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정순덕-정순덕 선생님을 추모하며-최후의 빨치산 정순덕-양희철
   정순덕

정순덕 선생님을 추모하며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흐른다 스쳐 나부낀다

깃발 높이 산정에 꽂아라

보는 이들 기쁨에 들뜨도록

옆길로 비껴선 사람들

자부심을 잃은 이들이 보고

다시 힘을 내 정진할 수 있도록

 

그렇게 하고팠다

혁명의 마지막 순간

깃발이 되고팠다

지리산 봉봉마다

햇살 환하게 밝히는

깃발이고 싶었다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여성으로 태어나

시집가는 건 인륜지대사

시집을 갔고 남편을 사랑했다

환난이 앗아간 사랑

그 사랑을 찾아야 했다

지리산 산골 남편도 찾았고

사랑이어라! 사랑이어라!

사랑을 지켜드리리 애달픔 안고

함께 누빈 산

그대 전투에서 산화해가고

내 사랑 앗아간 원쑤가 미제

최후의 일인까지 싸워이기리

굳은 결의 다지고 다짐했어라

 

덕유산 다시 지리에 발을 딛고

지리에 싸여 의지 다지다

13년 빨치산 결산인가

적의 탄 다리에 관통 절단한 발

화려 찬란했을 신혼이었으랴

보급투쟁 단절로 굶주렸으랴

없애야 할 미제 그냥 둠에 비할까

생의 전부를 앗긴대도

양키미제 잡아 끌어 함께 죽어야 했다

그렇게 외치셨을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 선생님

 

화전민의 딸로 나도 화전민

낫 놓고 기역자 몰랐다

빨치산의 배움이 학교 입학 졸업

문장가는 아니지만 편지 쓸 줄 알았고

문화부 학예회 얼마나 신났던가

목숨 부지한게 서러움 더 했고

양심에 털 날까 두려움 참으며

징역살이 23년 치욕의 나날

1985년 밖에라고 다르랴

보안관찰법 시퍼렇게 살아있고

그 중에서도 '정순덕실록' 책을 만드셨다

세계 양심의 질책, 물어오는 질문있네

 

부산 인천 후원회의 덕을 입고

그래도 저버리지 않은 신념 움켜쥐고

서울 낙성대 만남의 집 동지들

좋더라, 기쁘더라, 살겠더라, 했었지

200092일 비전향장기수의 송환

송환이 애를 끓였나 몸져 누우니

보라매병원 인천 카톨릭병원도 소생치 못했네

동지들의 애도 속에

애국의 혼불 들풀 날리며 가셨어라

최후의 빨치산 정순덕님이시여!

영면하소서 기억하리다

 

 

- 양희철 시집 <신념의 강자>(신세림출판사)

작성 : repatriation / 2025-08-24 21:54: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