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원 선생님을 추모하며
세월을 탓하랴
발걸음 비록 폭은 없지만
세상 읽는 걸음걸음은 넓고 빨랐어라
세태가 이론대로
여기 환난의 지대 조선 땅
미제와 그 대결에서 승리자였음을
조국의 부름
군대생활의 연장선상
다만 행동반경이 넓었고
대상이 적의 후방 인민생활을 밝히는
조반석죽 끼니나 챙기는가
군데군데 군경의 초소 비껴
서울의 거리 삶의 전경도 살피고
군대시설도 살피는 정보원으로서
그대 이준원님이시여!
동생이 다섯 졸망졸망 커나고
부모님 협동농장의 모범일꾼
분배받은 늦가을
찾은 고향은 풍요로워라 흥겨웠다셨던
벼에 옥수수, 좁쌀에 흰콩 알알로 빛나고
집들이 새집에 방마다 뜨락 가득
평년의 기쁨 동생들의 환의로움
부모님 말씀
너, 장가들어 살 방, 신방이라고
이불장 옷장에 재봉틀에 라디오까지
환하게 꾸며 놓으셨던
아! 한이 서린다
원쑤의 미제 어느 때나 퇴각할까
쫒아내야 한다 깡그리 몰아내야 한다
울분에 젖어 주먹 쥐며 성토하던
이준원 동지시여!
그 때 서빙고 CIC 유치장
그대도 독방
운동시간 서로 주고받던 우리들의 말
있는 그대로 보탬도 덜어냄도 없이
조사관에게 말해야 한다
인민생활이 향상되고 있음을
철저하셨던 이준원 동지
15년 형무소 징역살이 끝내고
대구의 낯선 곳, 삶이 어려웠다시던
서러웠겠지요
적용하시기에, 사귐도, 경영도, 어려웠으리
서러움을 저 세상까지 동반하셨나요
공동묘지 잔디 덮고 외로워 보였어요
서러움 눌러 밟으시고
솟구쳐 세상 밝히는
조선의 웅혼한 기상을 보시지요
외롭고 서러웠던 어제 날 날려 보냅시다
새천년을 시작할 통일의 날 기약합니다
- 양희철 시집 <신념의 강자>(신세림출판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