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수 동지를 추모하며
홋탈한 웃음은
환하게 다가오신 당신
옷 윗단추 한두개 풀어놓고
언제나 웃음 띤 얼굴에 발걸음 총총
워떤겨? 괜찮은 거지, 암!
징역이니까. 그려 또 봐!
조급함 없으시고 무서운 것 없다
무슨 말 했어
나 혼자 지꺼렸지 구시렁거렸어
이 놈이!
간수놈 정신봉 치세웠다 내리팬다
그립습니다. 김태수 동지
징역이 어지간하게 몸에 밴 때 쯤
맷집이 제법 오를 때 쯤
옥용찬 맛 소태도 없어 한이 되던 때
헤어졌지요 광주와 전주로
1965년 3.9 투쟁
살벌한 싸움 죽느냐 살아남느냐
오몽둥이 오영환 그 무지막지
수정에 오랏줄 꽁꽁 묶어
목숨줄 놔야 오랏줄 풀어준다
내리 패대는 매질에 견딜자 누구?
그 항거의 싸움, 생명부지(生命不知) 피투성이
총성으로 사방(舍房)은 먹먹하고
질기게 살았다 싸워 이겼다
운동시간 목욕환경 가다밥 다 좋아졌다
선봉에서 싸워 이기신 당신의 덕이려니
1945년 해방정국 어수선하고
미제국주의의 탐욕 강탈의 짓거리
일본제국주의보다 악독하더라
하숙생의 식량까지 약탈
민족분열 나라분단 동족상잔 일으킨
같은 하늘 이고 같이 살 수 없는
분연히 일떠셨다 빨치산되었다
전사는 싸운다 나라 분단 막기위해
정의는 이긴다
질곡의 난장판이 얼마나 가리
미제의 악랄이 발버둥쳐도
우리는 이긴다 기어코 승리한다
이렇게 싸우다 정의 실현 늦출라,
잡힌 몸 되어 유예시켜야 할 정의런가
그렇게 이렇게 징역 살다 바깥으로
이게 아닌데, 밖에도 큰 감옥 억죄어 오고
사회안전법이 판치던 초입
영장없이 처넣는 청주감호소
싸워라 또 싸운다 나의 의무리니
10여년 감호살이 끝에 나오니 낯설고
원불교 요양원드니
넌 왜 색깔이 붉으냐
개뿔도 없는 놈이
행세부릴 게 따로 있지 빨갱이 짓거리냐!
지쳤을까 외로웠을까 놓자
아침 햇살에 이슬이 지듯
조국에 바쳐진 지난 날 더듬으며
“하루의 피로를 풀 듯 자연으로 돌아가리”
유서 남겨놓고 이렇게 가신 님
떡 벌어진 어깨 잔상만 남고
나라 위한 충정만 남고
못 다 펼친 동지애만 남고 가신 님이시여!
베짱 좋으시고 겁 없이 사셨듯
명부에서도 넉넉히 지내세요
통일되는 날에 부활하소서
- 양희철 시집 <신념의 강자>(신세림출판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