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진 선생님을 보내며
허허롭습니다
쓸쓸함이 바닥을 덮습니다
변화를 즐겨하시며
전진을 좋아하시며
혁명을 갈구하신 유 기 진 선생님
푸르른 산
휘여부는 솔바람
청아이 흐르는 계곡의 물줄기
새소리 사람소리 섞인 산등성 그
렇게도 반기셨던 산행
보라색 민가협 어머님들의 목요집회
탑골공원 앞에 남기신 발자취
통일광장의 통일의 일에 늘 함께 했던
한생 사시면서 보람 찾는 일
남녘에 미제 몰아내고
국가보안법 없앤 자리
반공수구에게 민족과 통일을 알게하고
북과 남, 남과 북 손 맞잡고
평등평화 누리며 사는 길이라시던
유 기 진 선생님
또 하나 바라시는 건
살아 생전에
어머니당에 안기는 것
함경도 고향길 밟아보는 것이라시던
유 기 진 선생님
못다 이루신 것 한으로 남기지
마시고 모든 것 미완의 일 일랑
남는 자의 몫으로, 그리고
쉬소서 영면하소서
- 양희철 시집 <신념의 강자>(신세림출판사) 중